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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걸음

발렌타인데이 시 문구/편지 추천, 낭만적인 날을 위해 꼭 해야 할 말들

 

곧 발렌타인데이입니다. 선물은 준비하셨나요?

문득, 초등학교 때 좋아하던 친구의 책상 서랍에 넣어둔 초콜릿이 떠오르네요. 요즘은 초콜릿과 함께 다양한 선물을 같이 전하는 것 같습니다. 받아보신 분들은 아실테지만, 그 선물들 사이에 카드 한 장 껴있으면 감동은 두 배입니다.

이번 발렌타인데이엔 카드에 시 한편 써보시는 것 어떠세요?

 

 

 

 

첫눈이 오면

                             김륭

 

입없이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꺼질 듯 꺼질 듯

서로 멀리서

 

하얀 눈 맞고 앉은

검은 돌이라면

어때

 

있어도 없는 듯

없어도 있는 듯

 

눈사람에게 빌린

목소리로

 

사랑맞지?

우리

 

 

 

 

출렁출렁

                              박성우

 

이러다 지각하겠다 싶을 때, 있는 힘껏 길을 잡아당기면 출렁출렁, 학교가 우리 집 앞으로 온다

 

춥고 배고파 죽겠다 싶을 때, 있는 힘껏 길을 잡아당기면 출렁출렁, 저녁을 차린 우리 집이 버스 정류장 앞으로 혼다

 

갑자기 니가 보고 싶을 때, 있는 힘껏 길을 잡아당기면 출렁출렁, 그리운 니가 내게 안겨 온다

 

 

 

 

까불고 싶은 날

                             정유경

 

오늘

은지라는 애가

전학을 왔네.

 

키가 작아

은지는

내 앞에 앉았네.

 

은지는

단발머리에

눈이 큰 아이.

 

이상하게

오늘은

까불고 싶네.

 

 

 

 

내 마음에 숲 울타리를 쳐 두겠어

                                                         정유경

 

내 마음에 숲 울타리를 쳐 두겠어.

네가 만약에 말이야. 으르렁거리며 날 찾아온다면

내게 오는 동안 넌 내가 두른 초록 숲 울타리에서

길을 잃고 잠시 헤맸으면 해.

 

꽃과 풀이 부르는 느린 노래.

거미줄에 걸린 둥근 이슬에 젖어

네 걸음은 사뿐사뿐 더디어지고

헝클어진 가지마다 고개 숙여 안녕!

하고 너는 인사를 하겠지.

 

그래서 기어이 네가 날 찾아왔을 땐

사납게 으르렁거리는 늑대 대신

작은 새 한 마리가 네 가슴에 들었으면 좋겠네.

 

내 말을 너는 잘 알고 있지?

 

우리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우지 말고

작은 새들처럼 사이좋게

지지배배거리며 지내자는 말이야.

널 기다린단 말이다.

 

나의 숲이 네 마음에 부디 들기를.

 

 

 

 

행복한 발렌타인데이 되세요♡

 

출처: 시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