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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새국어사전

오래된 집 안에서 - 라이너 마리아 릴케 오래된 집 안에서 라이너 마리아 릴케 오래된 집 안. 활짝 트인 눈앞에 프라하 전체가 널찍한 둥근 원을 그리고 있다. 멀리 아래쪽에는 황혼 녘이 소리를 죽이며 살금살금 자국걸음으로 지나간다. 시내는 유리를 사이에 두고 보는 것처럼 뚜렷하지 않다. 다만 높다랗게, 투구를 쓴 거인처럼 성 니콜라스 성당의 녹청색 둥근 지붕만 선명히 우뚝 솟아 있다. 멀리 무더운 거리의 끊임없는 소음 속에 벌써 여기저기 등불이 깜박거리고 있다. 지금, 이 오래된 집 안에서 누군가 "아멘"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오래된 집안에서 내다보는 풍경이 눈 앞에 생생하신가요? 저 멀리 황혼 녘은요? 저는 단어의 뜻을 알면 더 생생하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황혼 1) 해가 지고 어둑어둑할 때, 또는 그때의 어스름한 빛. 2) 한창때를.. 더보기
힘드신가요? 나그네새의 집에서 잠시 쉬었다 가세요. 쓸쓸한 편지 - 정호승 저에겐 라는 노트가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시를 보면 적어두었다가 가끔 들여다봅니다. 오늘의 시는 그 노트에서 꺼내보았습니다. 쓸쓸한 편지 정호승 오늘도 삶을 생각하기보다 죽음을 먼저 생각하게 될까봐 두려워라 세상이 나를 버릴 때마다 세상을 버리지 않고 살아온 나는 아침햇살에 내 인생이 따뜻해질 때까지 잠시 나그네새의 집에서 잠들기로 했다. 솔바람 소리 그친 뒤에도 살아가노라면 사랑도 패배할 때가 있는 법이다. 마른 잎새들 사이로 얼굴을 파묻고 내가 울던 날 싸리나무 사이로 어리던 너의 얼굴 이제는 비가 와도 마음이 젖지 않고 인생도 깊어지면 때때로 머물 곳도 필요하다 느낌이 어떠신가요? 보는 사람에 따라 내용이 다르게 느껴지는 게 시인 것 같습니다. 저는 시에서처럼 잠들기 전이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 더보기
달 보는 것 좋아하시나요? 꽃 피면 달 - 이정보 오늘도 시요일입니다. 꽃 피면 달 이정보(李鼎輔) 꽃 피면 달 생각하고 달 밝으면 술 생각하네 꽃 피자 달 밝자 술 얻으면 벗 생각하네 언제면 꽃 아래 벗 데리고 완월장취하려뇨 저는 달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여름엔 마당에 가 앉아 돗자리를 깔고 내내 쳐다봅니다. 조금이나마 시인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대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작가가 궁금합니다. 이정보(李鼎輔) 1693년~1766년. 조선 후기의 문신. 1732년 문과에 급제했으며, 1736년 사헌부지평으로 탕평책을 반대하는 를 올렸다가 파직되었으며 후에 다시 양관대제학 · 예조판서 · 판중추부사 등을 역임하였다. 글씨와 한시에 능하고 시조에도 뛰어났다. 특히 정계 은퇴 후 한강 하간의 향저에 머물면서 10여 명의 가기를 양성하기.. 더보기
발갛다? 잉걸불? 무슨 뜻일까? 동백숲길에서 - 노향림 '시요일'이라는 어플에서 종종 시를 읽습니다. 시를 읽다 보면 '어떻게 이런 표현을 했을까?' 감탄이 나옵니다. 반면 모르는 표현과 단어도 많습니다. 오늘은 《동백숲길에서》라는 시를 읽었는데요, 모르는 단어가 나와서 사전을 찾아봤습니다. 일단 시를 한 번 같이 읽어보실까요? 동백숲길에서 노향림 아름드리 동백숲길에 서서 그 이름 기억나지 않으면 봄까지 기다리세요. 발갛게 달군 잉걸불 꽃들이 사방에서 지펴진다면 알전구처럼 밝혀준다면 그 길 미로처럼 얽혀 있어도 섦디설운 이름 하나 기억 하나 돌아오겠지요. 읽고 나니 어느새 촉촉해졌습니다. 여기서 '아름드리, 발갛게'는 들어보긴 했는데 정확히 무슨 뜻일까요? 아름드리 한 아름이 넘는 큰 나무나 물건. 예) 아름드리 소나무/아름드리 기둥. 한 아름? 찾아보니 한.. 더보기